난장판이 되어버린 갈라타사라이의 8월 비상소집회의 Galatasaray

<두르순 외즈벡(Dursun Özbek, 左) VS 레벤트 나지프오을루(Levent Nazifoğlu, 右)>

- 어제 이스탄불 데데만 호텔(Dedeman Hotel)에서 갈라타사라이의 비상소집회의가 열렸다. 회의 안건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소피앙 페굴리의 이적료를 제외하고) 무려 3,425만 유로(약 456억원)를 지출한 두르순 외즈벡(Dursun Özbek) 現 구단주가 어떻게 이러한 자금을 조달했는가에 대한 해명을 듣고자 열린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는 다음과 같이 해명했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총 2,000만 유로(약 266억원)의 수입을 올렸고, 총 3,425만 유로의 지출을 기록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실질적으로 약 1,425만 유로(약 190억원)를 지불해서 터키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는 전력을 갖추게 된 셈이지요. 또한 현재 팀 내에서 이적을 요청한 선수들이 있습니다. 이 선수들을 방출하게 되면 약 4~500만 유로를 더 벌어들이게 될 것입니다. 모든 일들이 UEFA가 정한 FFP 기준에 위배되지 않도록 이뤄지고 있습니다. UEFA의 FFP를 위반하여 유럽 대항전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던 것이 왜 본인의 잘못입니까? 제가 구단주로 취임했을 당시 갈라타사라이 선수단에는 총 48명의 선수들이 있었고, 이들에게 약 7,400만 유로(약 986억원)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 현재 선수단 총 인원을 28명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약 6,100만 유로(약 813억원)의 임금을 지급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선수 1인당 지급하는 평균 연봉은 더 높아졌지만, 갈라타사라이를 우승으로 이끌만한 즉시전력감을 영입하는데에 그 정도의 투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가 왜 이런 눈덩이 부채를 지게 되었냐 하면 대출이자로만 약 1억 5천만 리라(약 486억원)를 지불해야 되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출이자를 5천만 리라(약 162억원) 수준으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리바(Riva)와 플로리아(Florya)에서 버는 돈을 이번 선수영입에 결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누차 약속했던대로 여기서 벌어들인 돈은 전액 부채를 상환하는데 사용될 것입니다. 2018년은 갈라타사라이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들과 팬 여러분 모두가 합심하여 이 난국을 극복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갈라타사라이는 지난 1971년 이스탄불 북동부의 리바(Riva) 부지(敷地)를 100,000TL에 구매했다>

- 갈라타사라이는 작년 3월 UEFA로부터 FFP 규정 위반을 지적받고 1년간 유럽 대항전 출전 자격을 박탈당했다. 구단의 재정 상태는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악화되었다. 2017년 3월에 갈라타사라이는 구단의 총 부채규모가 약 3억 3800만 달러(약 3,850억원)에 이르렀다고 발표했고,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는 장기부채에 허덕이고 있는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고자 갈라타사라이가 지난 1971년부터 보유하고 있던 이스탄불 북동부의 리바(Riva) 부지(敷地)를 매각하고, 그 수입을 부채 상환에 쓰기로 한다. 우여곡절 끝에 부지는 성공적으로 매각되었고, 갈라타사라이는 리바 부지에 대한 수입으로 무려 9억 3,600만 리라(약 3,025억원)를 벌어들이게 되었다. 지난 1971년 셀라핫틴 베야즈트(Selahattin Beyazıt) 前 구단주가 단돈 100,000TL에 구매했던 리바 부지가 갈라타사라이를 구해낸 것이다. 이외에도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는 2018년에 현재 갈라타사라이의 클럽하우스가 위치한 이스탄불 서부의 플로리아(Florya) 부지를 매각하고, 클럽하우스를 이스탄불 북서부의 케메르부르가즈(Kemerburgaz)로 이전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케메르부르가즈 부지는 튀르크 텔레콤 스타디움(Türk Telekom Stadyumu)까지 차로 7~8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라서 기존의 클럽하우스에 비해 지리적으로 더 큰 이점을 가지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정부 당국으로부터 튀르크 텔레콤 스타디움의 개폐식 지붕 설치에 대한 허가를 받아냈고, 이스탄불 도심의 메지디예쿄이(Mecidiyeköy)에는 페네르바체처럼 호텔을 지을 계획이며, 축구 경기장 주변에는 15,000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농구 경기장의 건설을 추진해 현재 공사중에 있다. 이렇듯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는 구단 재정 및 행정 측면에서 뛰어난 수완을 발휘하며 구단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그리고 있는 인물이다.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부은 레벤트 나지프오을루>

-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의 연설이 끝난 뒤, 연단(演壇)에는 지난 3월 구단 수뇌부에서 사퇴했던 레벤트 나지프오을루(Levent Nazifoğlu)가 올랐다. 그는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이 "내가 갈라타사라이의 선수영입을 할 때는 돈이 없다고 하더니 이제 와서는 마음대로 돈을 쓰고 있다. 그 돈이 도대체 어디서 나왔다고 보는가?" 라고 포문을 열더니 "2~3번의 리그 우승을 위해 구단의 미래를 팔아넘겼다. 장담하건대 5년 내로 또 다시 재정 위기에 봉착할 것이며, 그 때는 리바도, 플로리아도 없는 상황에서 꼼짝없이 파산하게 될 것이다." 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레벤트 나지프오을루의 발언에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를 비롯한 구단 수뇌부는 매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못 했고, 이 중 일부는 그와 강도 높은 설전을 벌이기까지 했다. 결국 갈라타사라이의 8월 비상소집회의는 레벤트 나지프오을루의 난입으로 인해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렸다. 그리고 갈라타사라이 팬들은 이 모든 과정을 GS TV를 통해 생방송으로 시청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를 비난하던 팬들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 그런데 팬들의 반응은 예전과 사뭇 달랐다. 지난 주 카이세리스포르와의 경기 전까지만 해도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의 사퇴를 촉구하는 팬들로 넘쳐났는데, 이번 8월 비상소집회의에서 전임 구단주들의 빚 잔치를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함과 동시에 구단의 미래를 그리는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모습을 보여준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에 대한 칭찬이 아낌없이 쏟아졌고, 레벤트 나지프오을루에 대해서는 그가 과거에 했던 언행을 되짚으면서 '배신자' 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레벤트 나지프오을루는 지난 2016-17 시즌 갈라타사라이의 모든 선수영입에 관여했는데, 영입 당시에는 본인이 직접 '좋은 선수다', '항상 지켜보고 있던 선수였다' 라고 떠들었던 사람이 이젠 '나는 그 영입을 반대했는데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 또는 감독이 원해서 이뤄진 거다' 라는 식으로 자기변호를 하기에만 급급했다. 이번 시즌 영입한 선수들의 연봉이 과하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지난 시즌 자신이 영입한 선수들의 대부분이 실패작으로 끝나고, 그 실패작들의 연봉으로 1인당 최소 200만 유로 이상을 지불하게 만들었던 사람이 바로 레벤트 나지프오을루였다. 두르순 외즈벡 구단주의 유일한 잘못은 이런 무능력한 사람한테 선수단 구성을 위임한 것뿐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되었다. 저 혼자 살겠다고 같이 한 배를 탔던 사람들을 매도하는 부류를 경멸하는 것은 터키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