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누구를 위한 K리그 올스타전인가? 축구잡설

<고든 램지(Gordon Ramsay) 曰, "K리그 수준이 너무 낮아서 바닥을 뚫고 지구 중심부까지 들어가겠다!">

- 필자가 최근 즐겨보는 TV쇼 프로그램이 하나 있다. 바로 영국의 세계적인 요리사 고든 램지(Gordon Ramsay)가 출연해서 장사가 잘 되지 않는 레스토랑들을 구제해주는 '키친 나이트메어(Kitchen Nightmares)' 라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에 나오는 식당들은 대부분 맛없는 음식을 팔기 때문에 장사가 되지 않는 것인데, 이럴 때마다 고든 램지가 식당 종업원에게 물어보는 질문이 하나 있다. "당신도 이 음식 먹나요?" 물론 종업원들은 자신조차도 먹지 않는다고 대답한다. 그럴 때마다 고든 램지가 어찌나 분노하는지 당장 주인한테 달려가서 "당신네들도 먹지 않는 음식을 어떻게 손님들에게 팔 생각을 합니까? 당신들 X신이에요?" 라고 윽박지르는 장면은 하나의 정형화된 클리셰가 되어버렸을 정도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무엇을 위한 것인지도 모를 K리그 올스타전이었다>

- 화제를 돌려서 오늘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경기결과는 모두가 알다시피 베트남 U-22 대표팀의 승리로 끝났고, 실력 면에서 몇 수 아래로 평가받던 베트남에게 패배했다는 사실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필자도 경기결과를 확인하고 순간 당황했을 정도였다. 그러나 승패병가상사(勝敗兵家常事)라는 말도 있고, 이미 동네북이 되어버린 국가대표팀의 현실을 보더라도 오늘 K리그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된 올스타팀이 패배한 것이 그리 놀라운 소식은 아니다. 즉, 패배해서 Opinion을 쓰는 것이 아니라, 이런 의미없는 이벤트가 열린 것 그 자체에 대해 Opinion을 쓰고 싶었다 이 말이다.


<K리그의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 전략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 축구와는 별 상관없는 고든 램지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바로 그거다. 식당 종업원들도 먹지 않는 음식을 손님들에게 팔 수 없듯이, 한국인들도 보지 않는 K리그를 외국인들에게 보라고 할 수 없다. 이미 동남아시아인들은 유럽 축구에 심취해있고, 명문구단의 팬덤 또한 최소 만(萬) 단위에 이를 정도이며, 그 팬덤의 조직력 또한 한국의 모래알 팬덤과는 비교를 거부할 정도다. 그런 사람들이 과연 K리그에 매료될 수 있다고 보는가? 이는 마치 일류 파스타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고 '아, 이 사람은 파스타만 주면 환장하고 먹겠구나' 라고 오판(誤判)해서 삼류 파스타 요리를 들이미는 것과 같은 논리다. 


- 물에 빠진 사람 살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듯이, 이미 고사(枯死) 상태에 놓인 K리그를 살리기 위한 노력을 마냥 깎아내릴 생각은 추호도 없다. 다만 칼로 물 베기 식으로 아무 의미없는 짓만 해놓고 그 결과에 대해 '우린 할 만큼 했다' 라는 식으로 자기변호를 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인지 이야기하고 싶었을 뿐이다. 지금 K리그에게 필요한 것은 '숭어가 뛰니까 망둥이도 뛴다' 라는 속담처럼 'J리그가 동남아 시장 공략하니 우리도 따라해보자' 라는 식의 미투(me-too) 전략이 아니다. 이미 식을대로 식어버린 자국민들의 관심을 어떻게든 되돌리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아닐까? 더군다나 이번 K리그 올스타전의 주인공이 되어야 마땅한 K리그 팬들은 완전히 들러리가 되어버렸으니 말이다.

덧글

  • 사슴 2017/08/01 17:38 # 삭제 답글

    이 경기를 보고 눈이 아파서 다음날 토익을 조졌습니다
  • Cimbom1905 2017/08/02 09:39 #

    네 참 잘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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