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너희들은 히딩크를 부르짖을 자격이 없다 축구잡설

<"두호가 죽어야만 객주의 원혼이 분노를 가라앉힐 겝니다." - 영화 '혈의 누(2005)'>

- 한국인들은 '안 되면 조상 탓, 잘 되면 제 탓'이라는 옛 속담처럼 자신에게 닥쳐올 불운(不運)을 어떻게든 막기 위해 아무 상관없는 대상을 제물로 삼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차승원과 박용우가 열연한 '혈의 누(2005)'는 그러한 한국인들의 저열한 민족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다. "정작 객주가 모함을 받았을 때는 돈 몇 푼 때문에 외면했던 자들이 이젠 다른 이의 피로 용서를 구하려 드는구나!"라는 명대사처럼 눈 앞의 이득에 집착하며, 무고한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기를 주저하지 않는 동화도(東花島)의 주민들이 과연 현대의 한국인들과 다르다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심지어 게임(오버워치)를 할 때도 자기 팀이 패배한 이유를 남 탓으로 돌리면서 '정치질'을 하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 사람들이 아니었던가?

- 한국 축구팬들은 엄청난 착각에 빠져있다. 2002 월드컵 4강 진출의 꿈에서 빠져나오지 못 한 채 한국축구의 수준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서 K리그 팀들이 EPL의 중상위권팀들과 호각을 겨룬다는 망언(妄言)을 지껄이는 것 또한 서슴지 않는다. 현실은 이미 일본과 이란에게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내줬고, 그토록 자부하는 K리그 팀들의 수준은 EPL이 아닌, 아무리 좋게 평가해도 터키 2부리그(1.Lig) 수준인 것이 현실이다. 즉, 원래 실력이 그 정도밖에 안 되는데 망상(妄想)의 나래를 활짝 편 채 감독만 바뀌면 모든 것이 달라질 것이라는 '구세주 논리'로 자위(自慰)하고 있는 것이다.


<월드컵 16강 진출을 위해서라면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마저도 제물로 삼아야 하는가?>

-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을 둘러싼 최근 한국축구계의 논란을 보더라도 그렇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대표팀의 지휘봉을 다시 잡는 모습을 보기 위해 신태용 現 감독을 마치 헌신짝 내다버리듯이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대다수 한국 축구팬들의 현실이다. 만약 자기 자신이 멀쩡하게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자기보다 '더 일을 잘할 것 같은' 적임자가 들어왔다면서 회사 측에서 퇴사를 종용한다면 군말없이 퇴사할 수 있겠는가? 왜 자기 자신조차 하지 못 할 일을 신태용에게 강요하면서 자신의 논리를 정당화하려 드는가?

- 이들의 행동이 역겹기 그지 없는 이유는 바로 신태용과 히딩크 둘 다 제물로 삼아서 '월드컵에서의 성공'이라는 막연한 이득(정작 월드컵에서 16강 진출했다고 해서 그들의 비루한 삶이 나아질까?)을 추구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히딩크가 신태용보다 비교우위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신태용을 제물로 삼아서 히딩크를 데려오려는 것조차도 역겨운데, 그런 식으로 히딩크를 데려온 목적 또한 결국에는 러시아 월드컵이라는, 지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위한 것이므로 이것 또한 역겹기 짝이 없다. 만약 히딩크가 러시아 월드컵에서 실패하면 그 누구보다도 더 앞장서서 그에게 뭇매를 가할 사람들이 바로 당신들 아닌가? 당신들이 그러고도 이러한 논리를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다는 식으로 정당화할 수 있는가?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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