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9.30 갈라타사라이 3 - 2 카르데미르 카라뷕스포르 (직관후기) Galatasaray

<오늘도 세이란테페(Seyrantepe) 지하철역은 북적북적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 세이란테페(Seyrantepe) 역에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주차장 쪽 출구로 올라가서 친구들과 재회했다. 짧게는 7개월, 길게는 2년만에 다시 만난 친구들과 그동안 못 했던 얘기를 나눴고, 빗줄기가 점점 더 굵어질 때쯤 경기장으로 향했다. 경기 시작까지 1시간 30분이나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경기장으로 향하는 출구는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오늘도 40,000명 이상의 갈라타사라이 팬들이 경기장을 꽉 채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실제로 오늘 경기 관중은 총 40,973명이었다.


 <쿄프테 에크멕(Köfte Ekmek)과 홍차(Çay)로 간단하게 저녁식사를 했다>

- 이번 시즌 갈라타사라이가 좋은 성적을 내면서 티켓 구하기도 꽤 어려워졌다. 연간권(Kombine)은 VIP석을 제외하고 거의 매진되었고, 그나마 남은 티켓도 예매가 시작되기 무섭게 매진된다. 가장 저렴한 골대 뒤쪽(Kale Arkası) 티켓은 이미 연간권으로 매진된 상태라서 암표나 티켓 구매대행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구할 수 없다. 정가 50TL(약 15,000원)인 티켓이 120TL(약 36,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이번 달 22일에 열리는 페네르바체와의 이스탄불 더비는 400TL(약 120,000원)로도 티켓을 구하기 힘들 지경이니 말 다 했다. 한국으로 치면 N석에 해당하는 오데아방크 트리뷴(Odeabank Tribünü) 티켓을 구해 친구들과 함께하고 싶었던 나는 적절한 가격의 티켓을 구하는데 애를 먹다가 사흘만에 100TL(약 30,000원)에 판매하는 사람을 만나 직접 대면해서 거래했다.


<오랜만에 다시 찾은 튀르크 텔레콤 스타디움의 모습>


<갈라타사라이의 공식 서포터 울트라슬란(ultrAslan)의 열정은 그 누구보다도 뜨겁다>

- 오데아방크 트리뷴은 흔히 팬들 사이에서 페가수스 트리뷴(Pegasus Tribünü)으로도 불리우는데, 한국으로 치면 N석에 해당한다. 이 곳에서 갈라타사라이의 공식 서포터 울트라슬란(ultrAslan)이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멈추지 않고 응원을 주도한다. 열성팬들과 함께 90분 내내 일어서서 응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최고의 자리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최악의 자리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자리에 앉아 경기 자체를 음미하고 싶은 분들에겐 오데아방크 트리뷴을 추천해주고 싶지 않다. 차라리 돈을 더 주고 W석(Batı)이나 E석(Doğu)에 앉는 것이 낫다.


<경기시작 30분 전, 양 팀 선수들이 경기장에서 본격적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관중들도 하나둘씩 경기장 안으로 들어와서 자리를 메우기 시작했다>


<마치 하늘 위의 별들처럼 튀르크 텔레콤 스타디움 전체가 반짝반짝 빛났다>

- 전반 17분과 22분에 소피앙 페굴리(Sofiane Feghouli), 마이콩 페헤이라 호케(Maicon Pereira Roque)의 연속골이 터지면서 대승을 거두는가 싶었는데, 상대팀 카르데미르 카라뷕스포르(Kardemir Karabükspor)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곧바로 전반 27분 만회골을 터뜨린 뒤, 선수들의 포지션을 넓게 잡아서 패스를 전개했다. 쉴 틈없이 상대팀에 압박을 가하기 때문에 활동량이 많은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을 더욱 더 지치게 만들기 위해 일부러 포지션을 넓게 잡은 것이다. 이는 지난 번 부르사스포르와의 경기에서도 부르사스포르가 갈라타사라이를 상대한 방법과 똑같았다. 예상대로 1점차 리드를 지키고자 했던 갈라타사라이 선수들은 후반전 들어서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고, 후반 39분 알페르 울루소이(Alper Ulusoy) 주심이 석연찮은 페널티킥을 선언한다. beIN Sports의 축구 전문가들 모두가 페널티킥을 줄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했던, 문제의 그 장면이었다. 경기장에 있던 팬들은 일제히 주심의 판정에 야유를 퍼부었지만, 주심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결국 그 페널티킥으로 동점골을 허용하고 말았고, 여기서 이렇게 끝나는가 싶었다. 그러나...


<킹갓제너럴 마이콩 페헤이라 호케(Maicon Pereira Roque)!!!>

- 추가시간을 남겨놓은 상황에서 마이콩이 혼전 상황에서 기회를 포착해 회심의 강슛을 날렸고, 공은 골키퍼를 지나 골문 왼쪽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골이 들어가는 순간, 옆에 있던 친구 체틴(Çetin)과 얼싸 안고 기뻐하고 있었는데 그 순간 뒤에 있던 사람들이 전부 앞으로 달려드는 바람에 체틴과 함께 정신없이 굴러떨어졌다. 눈을 떠 보니, 내가 맨 밑에 깔려있었고, 그 위로 체틴 외 3명이 엎어져 있었다(...) 간신히 몸을 추스려서 제자리로 돌아와보니 마이콩은 이미 골 세리머니까지 끝낸 채 유유히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경기장 아나운서는 흥분을 주체하지 못 해 연신 삑사리(...)를 내며 마이콩의 이름을 연호했다.


<그렇게 경기는 3-2, 갈라타사라이의 짜릿한 승리로 끝이 났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관중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은 채 한동안 짜릿한 승리를 만끽했다>

- 지금으로부터 약 2년 6개월 전, 바로 이 자리에서 친구들과 만났다. 그 때는 경기 때마다 약 10여명 가까이 모여서 같이 직관했고, 2014-15 시즌 갈라타사라이의 통산 20번째 우승을 함께 지켜봤다. 그랬던 친구들이 이제는 5~6명밖에 남지 않았다. 사소한 말다툼 또는 정치적 견해 차이로 인해 N석 상층부로 자리를 옮겨서 따로 직관하거나, 아예 경기장을 찾지도 않는 친구들도 더러 있다. 매번 터키에 올 때마다 점점 줄어가는 친구들을 보는 것이 안타까워서 때로는 메시지를 보내거나, 때로는 직접 만나서 서로 섭섭했던 일들을 잊고, 다시 돌아와서 함께하자고 나름대로 중재해보려 노력하고 있다. 근데 그게 그것이 잘 안 된다. 시간이 지나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할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무스타파(Mustafa), 일카이(İlkay), 그리고 지하드(Cihad), 다음 번에는 꼭 같이 함께 하자.


<2017.09.30 괴칸(Gökhan), 셰이마(Şeyma)와 함께 승리의 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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