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2017-18 터키 쉬페르 리그 전반기 결산 (1) Türk Futbol(Genel)

<2017-18 터키 쉬페르 리그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

- 지난 12월 마지막주에 열린 17라운드 경기를 끝으로 2017-18 터키 쉬페르 리그가 휴식기에 들어갔다. 후반기는 1월 셋째주부터 시작될 예정이며, 약 1달 가까운 휴식기 동안 각 팀은 전력보강 및 전지훈련에 치중하며 본격적인 후반기 준비에 들어갔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순위 경쟁이 전개되었던 2017-18 쉬페르 리그 전반기 팀 순위 및 득점 순위, 그리고 Cimbom1905가 선정한 이번 시즌 전반기 화제의 팀과 화제의 감독에 대해 알아보자.


<2017-18 터키 쉬페르 리그 전반기 순위표>

-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연승행진을 거듭하며 시즌 초반 독주하던 갈라타사라이는 충격의 원정 4연패를 당하며 주춤했고, 갈라타사라이가 주춤하던 틈을 타서 메디폴 바샥셰히르(Medipol Başakşehir)가 리그 선두에 오르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또한 리그 초반 부진에 빠졌던 페네르바체와 트라브존스포르는 각자 다른 방법(감독 유임 또는 감독 경질)으로 위기를 극복해 선두권 그룹으로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리그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베식타스는 유럽 대항전(챔피언스리그)에서 성공했으나, 리그에서는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선두권에서 약간 뒤처졌다.


<2017-18 터키 쉬페르 리그 득점 순위>

- '엉금엉금' 골 세레모니로 유명한 갈라타사라이의 바페팀비 고미스(Bafetimbi Gomis)와 중국 베이징 궈안(北京國安)에서 트라브존스포르로 돌아온 부락 일마즈(Burak Yılmaz), 그리고 괴즈테페의 에이스 아디스 야호비치(Adis Jahovic)가 나란히 14골을 기록하며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지난 시즌 득점왕(23골) 바그너 로베(Vagner Love)는 부상의 늪에 빠지며 10골에 그쳤고, 승격팀 예니 말라티야스포르(Yeni Malatyaspor)의 골잡이 칼리드 부타이브(Khalid Boutaib)와 카이세리스포르(Kayserispor)의 우무트 불루트(Umut Bulut)가 9골로 그 뒤를 쫓고 있다. 한편 메디폴 바샥셰히르의 엠마누엘 아데바요르(Emmanuel Adebayor), '제 2의 알렉스 데 소우자(Alex de Souza)를 꿈꾸는 페네르바체의 지울리아누(Giuliano), 최근 에버튼 이적설로 화제가 된 베식타스의 젠크 토순(Cenk Tosun)과 시바스스포르의 아루나 코네(Arouna Kone)가 나란히 8골을 기록했다.


<보르노바 경기장(Bornova Stadyum)을 가득 메운 괴즈테페(Göztepe) 서포터들>


화제의 팀 : 괴즈테페(Göztepe), 이즈미르(Izmir)의 자존심을 지키다


터키 제 3의 도시 이즈미르(Izmir)에는 괴즈테페(Göztepe), 카르시야카(Karşıyaka), 알타이(Altay), 알튼오르두(Altınordu), 부자스포르(Bucaspor) 등등 많은 팀들이 있지만 이들 이즈미르 연고팀들이 유독 쉬페르 리그와 인연이 없다는 점은 터키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현대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미스테리한 사실이다. 괴즈테페만 하더라도 2002-03 시즌 이후 15년만에 쉬페르 리그 승격을 이뤄냈고, 카르시야카(1995-96), 알타이(2002-03), 알튼오르두(1969-70), 부자스포르(2010-11)의 경우 짧게는 6년, 길게는 47년동안 쉬페르 리그로 돌아오지 못 하고 있다. 그나마 알튼오르두는 2부리그 격인 1.Lig 에서 머무르고 있는데 반해, 나머지 3팀은 3부리그 격인 2.Lig 에서 허덕거리고 있다. 괜히 이즈미르가 축구에 있어서 '저주받은 땅'이라고 불리우는 게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시즌 쉬페르 리그로 승격한 세 팀들 중에서도 유독 괴즈테페에게 시선이 집중될 수밖에 없었다. 

- 2017-18 터키 쉬페르 리그로 돌아올 때까지 괴즈테페는 그들 스스로 '우리가 쉬페르 리그로 돌아오면 엄청날 것이다' 라는 말을 되뇌어왔고, 그들의 말처럼 이번 시즌 쉬페르 리그에서 카이세리스포르(Kayserispor)와 함께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베식타스에서 셰놀 귀네슈(Şenol Güneş) 감독을 보좌하던 타메르 투나(Tamer Tuna) 코치를 신임 감독으로 선임한 것이 '신의 한 수' 가 되었다. 타메르 투나 감독이 선임될 때만 하더라도 경력이 전무한 '초보 감독' 이 과연 괴즈테페를 쉬페르 리그에 잔류시킬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고, 여름 이적시장에서 괴즈테페의 선수 영입이 다른 팀들에 비해 매우 초라했기 때문에 그가 괴즈테페를 잘 이끌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타메르 투나 감독은 상대가 3골을 넣으면 우리는 4골을 넣으면 된다는 어느 분의 말처럼 아디스 야호비치(Adis Jahovic)를 선봉에 내세워서 화끈한 공격축구를 선보이며 전반기 17경기동안 승점 30점을 챙기고 팀을 6위로 인도하는데 성공했다. 괴즈테페 서포터들도 괴즈테페의 홈 경기가 열릴 때마다 총 9,653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담한 보르노바 경기장(Bornova Stadyum)을 가득 채우며 성원을 보냈고, 그 결과 괴즈테페는 쉬페르 리그 18개팀들 중에서 좌석 점유율(86%)이 가장 높은 팀으로 기록되었다.


<이 분이 바로 루마니아의 일마즈 부랄(Yılmaz Vural) 감독 되시겠다>


화제의 감독 : 명장인가? 괴장인가? 마리우스 쉬무디카(Marius Șumudică)


- 그는 항상 인터뷰 때마다 열정적이다. 인터뷰 내내 격앙된 모습으로 상대팀 선수들과 감독, 그리고 주심에 대한 비난을 여과없이 퍼붓고, 심지어 마이크에 침을 튀겨가며 열변을 토하기 때문에 매번 리포터들이 식은 땀을 흘린다. 주제 무리뉴(Jose Mourinho) 감독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카이세리스포르(Kayserispor)의 마리우스 쉬무디카(Marius Șumudică) 감독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그는 경기장에서도 과하게 정열적으로 선수들에게 일갈하고, 심지어 주심에게 키스(!)를 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그러한 그의 행동으로 인해 터키 축구팬들은 그를 일마즈 부랄(Yılmaz Vural) 감독에 비견하여 비웃었지만, 전반기가 끝난 지금 이 시점에서 카이세리스포르를 5위에 올린 그를 비웃는 사람은 이제 없다. 그는 현재 괴장(怪將)과 명장(名將)의 경계선에 서 있다. 루마니아 출신의 마리우스 쉬무디카 감독은 자국 리그의 아스트라 지우르지우(Astra Giurgiu)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015년 아스트라에게 클럽 역사상 첫 리그 우승을 선사하면서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그런 그가 작년 여름 카이세리스포르의 신임 감독으로 취임할 때만 하더라도 터키 언론은 그가 재능있는 감독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그의 기행(奇行)들을 언급하기에 바빴다. 개막전에서 갈라타사라이에게 1-4 대패를 당하자, 그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우리는 갈라타사라이를 잡으러 활을 들고 나갔는데, 그들은 총을 들고 서 있었다."

- 개막전 패배 이후, 카이세리스포르는 마치 예방주사를 맞은 것처럼 6경기 무패행진(4승 2무)을 기록했다. '반짝' 하고 곧바로 곤두박질칠 것이라는 세간의 예측과는 달리 카이세리스포르는 강팀들을 상대로도 쉽사리 패배하지 않으며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비결은 바로 마리우스 쉬무디카 감독 특유의 전술, 즉, 자이언트 킬링(Giant-Killing)에 특화된 전술이다. 카이세리스포르의 전방 압박은 TV로 보는 시청자들이 숨이 막힐 정도로 쉴 틈 없이 이뤄진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우무트 불루트(Umut Bulut)가 솔선하여 10명 모두 끊임없이 뛰어다니며 상대팀의 빌드업을 방해하고, 틈이 생기면 곧바로 빠른 역습으로 일격을 가한다. 이번 시즌 카이세리스포르에 입단한 '가나 특급' 아사모아 기안(Asamoah Gyan)이 부상과 부진에 빠지며 방출을 눈앞에 둔 가운데, 마리우스 쉬무디카 감독은 우무트 불루트를 활용해 지혜롭게 위기를 넘겼다. 전방 압박에 있어서는 터키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우무트 불루트가 주인을 제대로 만난 것이다. 특히 우무트 불루트는 지난 2016년 3월 앙카라에서 발생한 자살 폭탄 테러로 아버지를 잃은 바 있다(관련링크). 이후 심각한 슬럼프에 빠진 우무트 불루트는 갈라타사라이를 떠나 고향팀 카이세리스포르에 와서도 부진했는데, 그랬던 그가 이번 시즌 마리우스 쉬무디카 감독의 지도를 받아 다시 전성기 때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지난 2년동안 총 8골을 기록했던 우무트 불루트는 이번 시즌 전반기에만 9골을 넣으며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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