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lumn] '악전고투' 갈라타사라이, 칼날 위에 서다 Galatasaray

<'황제(Imparator)'  라는 별명을 가진 파티흐 테림(Fatih Terim) 갈라타사라이 감독>

- 2018-19 터키 쉬페르 리그 9라운드에서 부르사스포르를 안방으로 불러들인 갈라타사라이는 경기 시작 전부터 난관(難關)에 봉착했다. 국가대표 소집기간동안 헨리 온예쿠루(Henry Onyekuru)가 부상을 당하며 전열에서 이탈하고, 유네스 벨한다(Younes Belhanda)와 게리 로드리게스(Garry Rodrigues) 또한 가벼운 부상을 입으며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게다가 소피앙 페굴리(Sofiane Feghouli)는 경기 시작 48시간 전, 페르난도 무슬레라(Fernando Muslera)와 나가토모 유토(長友佑都)는 경기 시작 36시간 전 팀에 합류한 상황인지라 베스트 11을 꾸려야 하는 파티흐 테림(Fatih Terim) 감독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골치아플 수밖에 없었다.  


<천금과도 같은 다이빙 헤딩골으로 패배의 위기에서 팀을 구원한 에렌 데르디요크(Eren Derdiyok)>

-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반 20분 세르다르 아지즈(Serdar Aziz), 소피앙 페굴리(Sofiane Feghouli)가 부상으로 인해 그라운드 밖으로 나가면서 이 두 선수를 대신해 마이콩(Maicon)과 에렌 데르디요크(Eren Derdiyok)를 출전시켰다. 그러나 갈라타사라이의 불운(不運)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아서 전반전이 채 끝나기도 전에 페르난두 헤제스(Fernando Reges)마저 부상당하며 셀축 이난(Selçuk İnan)으로 교체되었고, 갈라타사라이는 전반전에만 교체카드 3장을 모두 써 버리는 흔치 않은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이로 인해 팀 전체 경기력이 심각하게 저하되면서 후반 18분 부르사스포르에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어지는가 싶었지만 후반 32분 에렌 데르디요크의 천금과 같은 동점골로 무승부를 만들어냈다.


<승점 1점을 챙긴 갈라타사라이는 2위권과의 승점차를 4점으로 벌리면서 선두 자리를 지키는데 성공했다>

- 홈에서 패배하는 최악(最惡)의 상황을 모면한 갈라타사라이는 일단 리그 1위 자리를 지켜냈다. 그러나 베식타스, 바샥셰히르, 카슴파샤와 같은 2위권 팀들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안방에서 승점 3점을 챙기지 못 한 점은 많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페네르바체의 몰락이 화제가 되어 묻혀진 감이 없지 않지만, 페네르바체 이외 팀들의 선두 경쟁은 이번 시즌에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우승 경쟁팀들은 저마다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이번 시즌에 임하고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다. 갈라타사라이 또한 크나 큰 리스크(Risk)를 안고 있는데, 이는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로 요약되는 얇은 선수층이다.


<192cm의 큰 키를 자랑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라이언 동크(Ryan Donk)>

- 지난 10월 6일 안탈리아스포르(Antalyaspor)와의 리그 8라운드 경기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당시 갈라타사라이는 에렌 데르디요크의 부상으로 인해 시난 귀뮈쉬(Sinan Gümüş)를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시켰으나 윙어 출신의 시난은 상대팀 수비진의 밀착마크에 막혀 제 역할을 해주지 못 하고 있었다. 결국 파티흐 테림 감독은 후반 30분 이후 특단의 조치를 취하기 시작했는데, 후반 31분 유네스 벨한다를 빼고 센터백 마이콩(신장 191cm)을 최전방 공격수로 보내더니 후반 40분에는 헨리 온예쿠루를 빼고 수비형 미드필더 라이언 동크(신장 192cm)마저 최전방 공격수로 썼다. 이러한 파티흐 테림 감독의 '도박' 은 결국 후반 45분 라이언 동크가 기적같은 헤딩슛으로 골을 터뜨리면서 적중했고, 갈라타사라이는 적지에서 짜릿한 1-0 승리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모두가 파티흐 테림 감독의 상식을 깬 용병술을 칭송했지만, 그 이면에는 단 1명의 최전방 공격수(에렌 데르디요크)로 이번 시즌 전반기를 꾸려야 하는 갈라타사라이의 슬픈 현실이 있었던 것이다.


<갈라타사라이는 여전히 UEFA의 FFP 규정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다>

- 그렇다면 갈라타사라이는 어째서 이번 시즌을 공격수 1명으로만 치루게 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UEFA의 압박(FFP) 때문이다. 이미 UEFA는 지난 6월 갈라타사라이에게 챔피언스리그 스쿼드 축소(25인 → 21인) 및 벌금형(참고)을 내린 바 있다. 여기에 '이적시장에서 적자를 만들지 말 것' 이라는 조항을 덧붙였는데, 이는 선수 방출로 벌어들인 돈만큼 선수 영입에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름 이적시장에서 갈라타사라이는 이적료 500만 유로를 지불하지 못 해서 엠레 아크바바(Emre Akbaba)의 영입이 무산될 뻔했으나 유니폼 스폰서 Nef의 보조(약 150만 유로 ~ 200만 유로 추정)로 천신만고 끝에 영입을 성사시켰고, 지난 시즌 득점왕(29골) 바페팀비 고미스(Bafetimbi Gomis)를 알 힐랄로 헐값(540만 유로)에 이적시켜가며 수입 지출을 맞춰야 될 정도로 매우 절박했다. 결국 어찌저찌해서 이적시장에서 적자를 만들지 않는 데에는 성공했으나 바페팀비 고미스를 대체할만한 최전방 공격수를 영입하지 못 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UEFA는 최근 갈라타사라이의 재무 조사를 원점에서 다시 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재조사를 통해 추가징계를 내리겠다는 의도이기 때문에 갈라타사라이는 이에 강력히 반발하며 국제 스포츠 중재 재판소(CAS)에 항소했다.


<에렌 데르디요크가 빠지게 되면 윙어들이 '아르바이트' 를 해야 하는 것이 갈라타사라이의 현실이다>

- 최전방 공격수뿐만 아니라 타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점을 보이고 있는 미드필드진도 질적으로는 우수할지 몰라도 양적으로는 그리 두텁지 못 하다. 기대를 모았던 엠레 아크바바가 지난 9월말 큰 부상을 당하며 전반기를 통째로 날리게 되었고, 이번 국가대표팀 소집기간 중 부상당한 헨리 온예쿠루도 당분간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부르사스포르와의 경기에서 부상당하며 교체된 세르다르 아지즈, 소피앙 페굴리, 페르난두 헤제스는 다음 주중에 열리는 샬케04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처럼 주전 미드필더 4명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상황이기 때문에 천하의 파티흐 테림 감독일지라도 해결책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들의 꿈이 이뤄지는 그 날까지..(Hayaller gerçekleşene kadar..)>

- 10월 16일 갈라타사라이는 파티흐 테림 감독과 재계약을 맺고, 계약기간을 2021년(최대 2024년까지 연장가능)까지 연장했다. 갈라타사라이에서 11년동안 선수생활을 하고, 감독으로써 갈라타사라이에게 리그 우승 7회 및 UEFA컵 우승(1999-2000)을 선사한 그에게 '갈라타사라이 그 자체' 라는 찬사는 결코 지나친 표현이 아니다. 지난 오랜 세월 갈라타사라이에서 영광과 좌절, 희망과 절망을 고루 맛본 만 65세의 백전노장 파티흐 테림 감독은 과연 어떻게 이 위기를 대처할까?『중용(中庸)』의 한 구절처럼 현재 갈라타사라이는 정확하게 칼날 위에 서 있는 상태다. 중심을 잡고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며 나아갈 것인지, 아니면 중심을 잃고 제 발을 베이며 떨어져 나갈 것인지만이 남아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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